4-1 4월의 첫 날
4월의 첫날
너를 닮고 싶다
매화
추워도 향기를 팔지않는 일생
부끄러워라
바람이 불면 흔들리는
나의 예순하고도 여덟의
삶
뻔한 길을 헤맨
안개속 세월
돌아보면
말은 빗나갔고
눈빛은 어긋났다
4-2 나도 그대앞의 한 잎 봄꽃이고 싶다
꽃뿌리며 찾아온
4월
나도 봄꽃처럼
나풀나풀 웃음짓는
한 잎
청초하게 피어보았으면 좋겠다
그 잎 잔잔하여
아지랑이 맨 끝
조롱조롱 매달린 그리움이
부스스 깨어나
봄바람에 날리고
아스라한 향기에
젖은 가슴 흔들리면
눈부시게 눈부시게 다가오는
그대
그대가
벌이라도 좋고
나비라도 좋고
지금 그대로도 좋아
나도
그대앞의 한 잎
봄꽃이고 싶다
4-3 아침 아홉시의 봄날
살포시 내려앉은 벚꽃위로
아침 햇살이 찬란하다
다시 바람을 부르는
새아침의 고요한 아우성
꽃은
그의 눈망울에서 졌다
가다림도 너무 길면
외로움
모든 소망
슬픔을 안은채 떠나고
이제 꽃은
우리들 술잔에 진다
저 투명한 봄날에 섞이려면
내안의 무엇을 더 버려야 할까
탁한 눈으로 꽃을 본다
지금은
봄날 아홉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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