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찻잔위의 벚꽃
함박눈처럼
바람에 날리던
벚꽃
그 아래
이 세상 누구보다도
행복한 표정을 짓던
아름다운
당신
웃고 있는 그 모습이
꽃보다 더욱 눈부셔
수없이 입가에 맴돌던
그 안타까운 고백
이 세상 무엇을 다 준대도
당신에겐 못미쳐
당신만은 못해요
4-5 연두빛 수채화
새벽안개 빗질하는
4월의 바람
새 옷 갈아입은
연두색 풀잎 흔들어
봄날을 노래한다
미루나무 어린 가지에 일렁이는
소리없는 저 아우성
꽃잎 흩뿌려
마른 대지위에
꽃방석 수를 놓는다
내 가슴에
꽃여울 흘리는
그대
당신은
내 마음을 채색하는
계절의 수채화
4-6 봄날은 간다
지난 겨울 한파를 이겨내고
태어난 봄꽃
눈부신 한 세월을 내던지고
장렬히 진 자리에
어린 새 잎이 돋아나면
하염없이 하염없이
그렇게 봄날은 간다
그래도 서러워 마라
가지마다 돋는 연두빛 생애
안으로 안으로 삼킨
우리들 사랑처럼
가슴마다 푸른잎이 돋는
봄날은 이렇게 끝까지 눈물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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