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빛 이파리를 가득 단 나뭇가지가 바람에 흔들립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헐벗었던 창밖의 저 나무들은 언제 저렇게 잎을 틔웠을까요?
새들이 지저귑니다.
하늘은 파랗고 구름은 하얗습니다.
벌써 아카시아가 피기 시작했어요.
곧 향긋한 꽃내음이 온 산을 뒤덮을 겁니다.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 한 살 청신한 얼굴,
하얀 손가락에 끼어있는 비취가락지입니다
오월은 뭐니뭐니 해도 신록의 계절이고 생명의 시간입니다.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눈물겹습니다.
늙음과 죽음을 잠시나마 잊게 하고,
아직 살아갈 날이 남아있다는 걸 깨우쳐 주니까요.
2023.05.09

'오래된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떤 쓸쓸한 그리움에 관하여 (0) | 2023.06.12 |
---|---|
가슴 아픈 추억 (0) | 2023.06.12 |
2021-01(3) (0) | 2022.04.27 |
2021-01(2) (0) | 2022.04.27 |
2021.01(1) (0) | 2022.04.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