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이야기

신록의 계절에

양현재 사색 2023. 6. 12. 18:07

연두빛 이파리를 가득 단 나뭇가지가 바람에 흔들립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헐벗었던 창밖의 저 나무들은 언제 저렇게 잎을 틔웠을까요?
새들이 지저귑니다. 

하늘은 파랗고 구름은 하얗습니다. 

벌써 아카시아가 피기 시작했어요. 

곧 향긋한 꽃내음이 온 산을 뒤덮을 겁니다.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 한 살 청신한 얼굴, 

하얀 손가락에 끼어있는 비취가락지입니다
오월은 뭐니뭐니 해도 신록의 계절이고 생명의 시간입니다.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눈물겹습니다. 

늙음과 죽음을 잠시나마 잊게 하고, 

아직 살아갈 날이 남아있다는 걸 깨우쳐 주니까요.

 

2023.05.09

 

'오래된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떤 쓸쓸한 그리움에 관하여  (0) 2023.06.12
가슴 아픈 추억  (0) 2023.06.12
2021-01(3)  (0) 2022.04.27
2021-01(2)  (0) 2022.04.27
2021.01(1)  (0) 2022.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