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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결에 왔다가 꽃비로 떠난 4월

I. 4월의 첫 날에 4월의 첫날 너를 닮고 싶다 매화 추워도 향기를 팔지않는 일생 부끄러워라 바람이 불면 흔들리는 삶 뻔한 길을 헤맨 안개속 세월 돌아보면 말은 빗나갔고 눈빛은 어긋났다 꽃뿌리며 찾아온 4월에 돌아보는 내 자리 II. 그대 앞에 한 잎 봄꽃이고 싶어라 나도 봄꽃처럼 나풀나풀 웃음짓는 한 잎 청초하게 피어보았으면 좋겠다 그 잎 잔잔하여 아지랑이 맨 끝 조롱조롱 매달린 그리움이 부스스 깨어나 봄바람에 날리고 아스라한 향기에 젖은 가슴 흔들리면 눈부시게 눈부시게 다가올까 그대 그대가 벌이라도 좋고 나비라도 좋고 지금 그대로도 좋아 나는 그대 앞의 한 잎 봄꽃이고 싶다 III. 봄날 아침 9시 살포시 내려앉은 벚꽃위로 아침 햇살이 찬란하다 다시 바람을 부르는 새아침의 고요한 아우성 꽃은 그녀의..

오래된 이야기 2023.06.21

봄이 오는 길목에서

I. 봄은 그다지 멀지 않은 어느 곳에 있을 것이다 월요일 아침. 하늘은 흐림. 길바닥은 마치 비라도 살짝 내린듯 군데군데 젖어있다. 겨우내 얼어있던 토양이 봄기운에 녹고 있는 중인가 보다. 요즘은 서정시를 쓰기가 무척 힘든 시대입니다 그래도 따뜻한 손길로 희망의 등불을 건네는 사람이 있는한 세상은 살만 합니다 지금 어디선가 눈속에서 싹을 준비하는 얼음새꽃의 잔뿌리가 꿈틀거리는 듯합니다 우리에게도 봄은 머지 않았겠죠 II. 겨울이 야위어 가고 있다 오는 봄을 시샘하는듯 아침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한다. 입춘이 지났는데 봄을 시샘하는 바람 거저 피는 꽃은 없다 한 송이 꽃을 피우기 위해 지난 겨울 그 많은 입김을 토해냈을 것이다 서로를 적시지 못한 우리들의 겨울 이야기 그대여 겨울이 야위어 가고 있다 II..

오래된 이야기 2023.06.20

겨울 이야기 2023

I.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과세 편안하셨습니까? 새해 첫 출근일입니다. 예전같은 마음은 아닙니다만 다시 꿈꾸기 위해 어깨를 활짝 펼쳐봅니다. 새해 첫 날 무량한 하늘이 첫닭 울음소리에 열렸다 대지를 빗질하는 성긴 바람 다시 꿈꾸기 위해 우리 모두 날개가 돋는 날 만나는 사람마다 머리 숙여 새해 덕담을 나눈다. 보통사람들의 소박한 소망들이 결실로 맺어졌으면 좋겠다. II. 귀촌한 친구로부터의 새해 선물 도고온천 근처 농촌으로 귀농한 친구가 연하장과 함께 손수 수확한 농산품을 보내왔다. 직장생활을 마치고 농부가 된 친구는 그 흔한 카톡도 않고 세상과 거리를 두고 살고 있다. 꼼꼼하게 테이핑한 박스를 띁으니 친구의 냄새가 느껴진다. 건강히 잘 살았으면 좋겠다. 구름덮힌 남녘 그곳에서 날아온 친구 소식 반가운..

오래된 이야기 2023.06.19

졸업식 답사

봄볕이 유난히도 완연했던 4월의 마지막 주 대성전뜰에서 생전 처음 경건히 허리를 숙여 입학 고유례를 치렀던 게 바로 엊그제 같은데 두 학기 동안의 소정의 과정을 수료하고 오늘 졸업례를 갖기 위해 저희들은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지금 이 순간 저희들 마음속에 이는 감정은 뿌듯함보다는, 좀 더 배우고 익히고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이 아직은 많이 필요한데 라는 진한 아쉬움이 더 크게 밀려오는 것은 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과정 중 인문동양학이라는 프레임을 통해 사회 각 분야에서 치열하게 살아온 저희들의 인생을 되돌아봄으로써 자아에 대한 진지한 평가와 반성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는 점, 그리고 이를 통해 앞으로의 인생을 어떻게 하면 보다 가치있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구하는 값진 시..

강의 2023.06.16

부치지 못한 어느 봄날의 사연

I. 사랑은 모든 방황하는 배의 북두칠성 이 봄 애틋하고 달달한 봄꽃같이 향기로운 사랑 하시길 II. 마른 가지끝에 새 생명이 돋아나는 봄이 오늘 걸 보면 세상은 아주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밤은 짧아지고 낮은 길어집니다 몸을 휘감아도 상처가 되지않는 바람 단단히 감고있던 꽃눈을 조금씩 떠 보이는 나무들의 눈시울 IV. 이른 아침 창가에 앉아 밖을 내다보면 밀려오는 그리움 오늘도 당신을 만납니다 V. 금요일. 창밖에 산수유가 노란 꽃을 피웠습니다. 긴 겨울을 견뎌낸 자연의 미묘한 섭리입니다. 마음은 가볍게 기분은 즐겁게. VI. 추억이 서린 이 거리만이 그리움을 낳는 건 아니다 한 점 봄바람 살짝만 불어도 너는 충분히 실컷 가까이에 있다 그래도 한발짝만 더 가깝게 다가가고 싶었다 그리움이란..

나의 이야기 2023.06.16

봄날은 간다

4월이 떠나가고 있습니다. 처음 찾아올 땐 막연한 기대도 있었는데. 야속하게 등을 보이며 그렇게 표표히 돌아서 간다. 첫 사랑 처럼. 모든 떠나가는 건 슬픔을 진하게 남긴다. 그래서 인생은 허무. I. 앙상했던 가지에 초록의 그늘이 드리우면 내 생의 사잇길 봄비에 지는 꽂잎 어느새 내 안으로 들어와 웃고 있다 지는 그리움으로 II. 찔끔 내리던 비에 화사했던 봄꽃 죄다 스러지고 공연히 짖궂은 바람에 봄날은 가네 III.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듯이 사랑이 끝나는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있는 사람이 있다고 적어놓고 보니 마음만 허망 IV. 황사를 씻어낸 비 꽃들이 떠나가는 봄 날 그래서 이 계절은 눈물이 많아 봄은 이렇게 끝까지 눈물겹다 V. 4월이 간다 꽃진 자리에 그래도 일어서는 풀잎들 운명처럼 물..

오래된 이야기 2023.06.15

사월이 가기 전에

사월은 꽃의 계절 철쭉은 산위에 불꽃으로 타고 수국은 연두빛 세상에서 활짝 웃고 있네요 눈이 부셔요 사월의 마지막 주 저 청순함에 섞이려면 우리는 무엇을 더 버려야 하나요 하늘이 흐릴수록 꽃들의 미소는 더욱 깊어갑니다 당신 이 계절에 온유하게 녹아서 누군가에게 향기를 주는 정다운 사람 평화의 노래이기를 빕니다 Amedeo Bocchi (1883년 8월 24일 – 1976년 12월 16일) 로마에서 활동한 이탈리아 화가 20세기 이탈리아 예술의 주요 인물 중 한 명으로 간주된다. 초기 주요 관심사는 1905-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세 개의 강렬한 그림인 The Baptism, The Revolt에서 알 수 있듯이 사회화에 있었다. 후에는 그의 뮤즈, 딸을 그린 인물초상화로 알려졌고 각종 비엔날레, 베니..

오래된 이야기 2023.06.15

그리운 사람을 불러보자

2023.4. 20. 어제 살짝 내리던 곡우 비 그치고 나니 연두빛 고운 이파리가 반짝반짝 새생명을 노래한다. 한 눈에 들어오는 창문밖 감나무 곡우날 이름값을 하느라 내린 가녀린 비 멈춘 자리에 어린 손녀 손가락만한 연두빛 이파리가 앙상했던 가지를 덮었다 푸른 그늘 저만치로 봄날이 가기전에 그리운 사람을 맘껏 불러보자 허공에 꽃진 자리마다 고운 사랑이 영글 것이다

오래된 이야기 2023.06.15

헛된 기다림

2023.4.12. 오늘 미세먼지 매우 나쁨 예보. 아직까지는 괜찮은듯 싶은데. 점심에 친구들과 남산둘레길을 걷고 장충동 족발집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건강에 자신이 없는 친구들은 지레 겁을 먹고 못나오겠다고 문자를 보내왔다. 개울 건너 양지바른 산굽이를 돌아서 내려온 봄날 하얀 목련이 피면 까만 눈동자 빛내며 오신다더니 꽃은 지고 성긴 나무엔 연두빛이 무성한데 무심하게 파아란 빈 하늘가에 어리는 야속한 당신의 얼굴 Edward John Hughes (1913~2007) 캐나다 서부 해안의 아름다움을 독특한 스타일로 캔버스에 담아 명성을 얻은 화가. 2차대전 때는 캐나다의 공식 전쟁예술가로 활동했으며, 전쟁이 끝난 후 고향인 밴쿠버로 돌아와, 그곳의 코위찬 Cowichan에서 살며 평생동안 바다 풍경 ..

오래된 이야기 2023.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