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206

스승의 날

따가운 햇살이 거리를 달구고 있다. 확성기를 통해 퍼지는 구호들, 노동자들의 핏발선 눈초리. 울림없는 외침. 오월의 푸른 하늘은 공연히 눈물겹다. 모든 걸 벗어던지고 고향 흙길 밟았으면. 고향은 지금 여름 어디에 있을까? 오늘같이 푸르던 5월의 교정 선생님은 인자한 미소를 지으시며 우리에게 다가와 서툰 영혼을 깨우셨다 선생님 말씀 한 마디 몸짓 하나에 푸른 꿈은 자랐다 모든 걸 닯고 싶었던 선생님 지금 선생님께서 나를 보신다면 무어라 하실까 선생님께서 주신 가르침에 다다르기엔 나는 아직도 한참 멀었다 Sir Lawrence Alma-Tadema(1836 ~ 1912) : 네덜란드에서 태어난 화가는 영국으로 귀화한 후 기사작위까지 받은 낭만주의 화가. 로마와 피렌체, 폼페이 등지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새..

나의 이야기 2023.05.25

내 가슴 속 별이 된 얼굴

이제 그만 눈을 떠봐요 창문을 때리는 빗방울 마음을 열면 산꽃보다 도드라진 아침 내음 혼자만의 사랑 눈물이 짙으면 별이 된다죠 가슴 속 별이 된 얼굴 견고한 슬픔 빗물되어 흐릅니다 피트럼니(Pete Rumney 1974 ~ 잉글랜드) 뉴캐슬에서 몇 마일 떨어진 Whtley Bay의 해안선 가까이에서 Tyne강까지 이어지는 노스실즈에서 태어난 화가는 독창적인 방식으로 영국의 거리를 시리즈로 그려왔다. 그는 영감을 얻기 위해 종종 호수와 국립공원을 탐험하며, 비와 어린이의 동심을 그린다.(모닝갤러리 _ 민병두 2023. 5. 12일 글에서)

나의 이야기 2023.05.24

침묵

의미없는 신호를 보낸지 어언 한 달. 소리없는 침묵앞에 쌓이는 가지가지 상념 가슴이 아파 화사한 5월19일 금요일 저 쪽빛 하늘에 마르지 않는 고운 추억을 위해 내 가난한 이름을 새긴다 지나간 세월은 단지 헛됨이었단 말인가 내 마음 속 그리움을 묻다 오늘 맑은 날 가슴엔 비가 내리고 보이지 않는 슬픔에 깃발로 떠는 아픔 Olga Kvasha(1976~) 우크라이나의 서쪽 도시 리비우에서 살고 있는 '올가 크바샤'는 조국의 자연을 사랑하는 작가이다. 특히 황금빛 햇살이 건물 벽에다 만드는 나무 그림자를 평온한 느낌으로 잘 표현했다. 벽에 드리워진 그림자에서도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곳, 우크라이나의 자연이 하루 빨리 평화를 되찾기를 바라는 마음이 든다.(모닝글로리_ 정선구 2023.4. 28일 글에서)

나의 이야기 2023.05.23

황사가 짙은 어느 봄날 아침

짙은 황사에 하늘이 내려와 앉았다. 꽃들마저 떠나가는 봄날 따지고 보면 인생이란 개었다 흐려지고 흐렸다가 개는 날씨 그리고 한 줌 안개같은 것 Eliot Hodgkim(1905~1987, 영국) 작가는 1920년대 후반에는 유화로, 1937년에는 템페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의 가장 잘 알려진 작품 중 다수는 템페라나 유화로 만든 매우 섬세한 정물화이다. (모닝갤러리_민병두 2023.5.4일 글에서)

나의 이야기 2023.05.22

2021-01(3)

1월21일(목) 가끔씩 뒤돌아 보아도 보고싶고 다시 보고싶어 발돋음질 꺼질듯 안타까워 발시린 계절 만나도 그립고 헤어져 돌아와도 그리운 사랑은 늘 외줄타기 1월22일(금) 밤새 내리던 비는 그치고 한기가 물러간 자리엔 짙은 안개가 내려와 앉았다 소한 대한 다 지내고 이제 이번 겨울도 물러날 채비를 하는가 마스크쓴 사이로 뿜어내는 입김에 흐려진 안경을 고쳐 쓰며 어둑한 길을 더듬어 서두룰 일도 기다릴 이도 없는 일터로 향하는 아침길 오늘은 금요일 먼 하늘을 본다 눈이나 내렸으면... 1월27일(수) 어제는 아침부터 비가 내렸어요 비는 소리로 사람을 불러내지만 사랑은 추억으로 그리움을 지어냅니다 그리울 때는 창밖 하늘에 미소짓는 그대 얼굴 하나 커피같은 사람 1월28일(목) 한겨울 혹한에도 가슴속 타오르는 ..

오래된 이야기 2022.04.27

2021-01(2)

1월12일(화) 그리움은 바람되어 옵니다 하늘보다 먼 곳 1월13일(수) 나풀나풀 떨어지는 눈을 누가 하얀가루 떡가루라고 노래했던가 그런 시절도 있었다 그래도 은백색으로 덮힌 길을 더듬으며 귀가하는 발길은 늘 느긋하기만 하다 어둠을 덮기엔 너무 아름다운 세상 외딴 산간마을엔 은빛 동화도 함께 내렸겠지 그리움을 풀었다 감고 다시 보듬으며 뒤척이는 밤 아파트 경비아저씨들이 밤늦도록 눈치우는 가래질 소리 밤이 가면 새벽이 오지만 언제쯤 이 겨울은 추억이 될까 1월14일(목) 열병처럼 어둡던 젊은 날 나의 나무가 되어주신 분 흰 눈이 소복히 내린 다음 날 하얀 미소를 남기고 떠나셨다 균열된 세월의 끝에서 방향을 알 수 없는 슬픔이 너무 무거워 이제 긴 윤회의 여행을 마치시고 밤 하늘 빛나는 별이 되시라 1월18..

오래된 이야기 2022.04.27

2021.01(1)

1월4일(월) 새해 첫날 무량한 하늘이 첫닭 울음소리에 열리고 대지를 빗질하는 성긴 햇살 다시 꿈속에 들어와 사랑을 키운다 우리 날개를 활짝 펴자 새 날 새로운 비상을 위하여 1월5일(화) 내 마음에 얼굴 하나 그려지고 고운 목소리 떠오르면 가슴 깊은 곳 몽글몽글 피어나는 진한 그리움 목멘 그리움 속 내 안에 살고있는 나 하나의 사연 1월6일(수) 소한 추위 빙점에 갇힌 세상 꽁꽁 얼어붙은 새벽 파랗게 날선 하늘에 반달이 떴다 보이지 않아도 늘 그곳에 있었을터인데 보지 못하였을 뿐 가장 오랫동안 남을 수 있는 것은 그런 것이다 잘 드러내지 않고 뽐내지 않고 세월에도 때묻지 않는 당신처럼 1월7일(목) 팔랑팔랑 춤추며 나리는 저 하얀 눈송이처럼 너에게 달려가고 싶다 서성거리지 말고 숨기지말고 그냥 너의 하..

오래된 이야기 2022.04.27

2022-03(3)

3월29일(화) 매화는 눈부시게 피어 향기 한 줌 바람에 띄우고 몰래 담장 훔쳐 오르는 개나리 노란 꽃망울이 촐랑댄다. 이 봄 푸르게 연두색 물감 번지는 넉넉한 들녘 3월30일(수) 우리가 봄을 노래할 때 철새들은 광포한 바다위 바람 찬 구름사이를 쉼없이 날개 젖는다 그틀 떠난 빈 자리에 풀이 나고 싹이 돋는건 겨울을 지켜준 그들의 따뜻한 체온때문 오늘처럼 들판에 꽃이 필 때 떠나간 그들의 체취를 그리워하자 3월31일(목) 3월의 마지막 날 외로움조차 밀쳐버리고 몽땅 잊고 싶어도 잊지 못해 삶의 마디마디 맺힌 정 끊을 수 없고 얽힌 정 풀 수 없어 되돌아보고 또 보면 모든 것이 꿈인듯 한순간

오래된 이야기 2022.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