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어쩌면 해피엔딩

양현재 사색 2020. 7. 30. 16:37

하늘은 어둡고 마음마저 무거운 애매한 목요일.
아침에 집을 나서는데 아파트 주차장에 골프백을 옮겨싣는 남자들이 보인다.

밤잠을 설쳤을 그들이 라운드 내내 비를 피할 수 있기를 마음으로나마 빌어본다.

 

 

번개가 번쩍
천둥은 우르릉 꽝
그렇게 쏟아붓던 폭우는
오늘 잠시 숨을 고른다

 

장맛비에 젖는 것이
어디 대지뿐이랴
들과 밭보다
내 가슴이 먼저 잠긴다

 


그 무거운 명제
우린 어쩌면
해피엔딩을 준비하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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