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비전힐스CC 라운딩 후기

양현재 사색 2011. 4. 27. 21:36

밤새 전국적으로 돌풍을 동반한 황사비가 내렸다. 새벽에 일어나 창밖으로 팔을 뻗어 확인해 보니 빗방울이 하나 둘 느껴지긴 해도 출정을 마룰 사정은 전혀 아니다. 어제 저녁 늦게 송면섭 사장이 전화로 행사진행이 가능하겠냐며 걱정을 했던 일이 기우였나? 박종태 주임이 떠난 뒤로 처음으로 손수운전하여 멀리까지 골프를 가자니 소요시간 계측이 용이치 않다. 예정된 집합시간보다 30분의 여유를 두고 도착하는 것으로 역산하고 다시 운전시간을 넉넉하게 1시간 30분을 예측하여 5시에 집을 나섰다. 서울-춘천간 고속도로구간을 택하였는데 이 구간이 신설된 이래 초행길이라 만일의 사정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안전운전하는 셈치고 조심조심 운전을 해 드디어 골프장 입구에 도착하니 아직 6시, 30분에서 1시간이나 여유가 생겼다. 골프장 입구에 차를 세우고 30분간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보내다. 너무 일찍 클럽하우스에 도착하는 일도 굳이 설명하는게 겸연쩍은 일이니까.

 

오늘 모임은 손해보험사의 대표로 퇴임한 전직 CEO들과 역시 퇴직한 협회 및 관련기관장들을 위한 자리다. 이런 모임의 자리를 주선한 손보협회 문재우 회장의 배려가 고맙기만 하다. 현직에 있을 때 각기 경쟁적 관계에 있으면서도 업계 현안의 협의를 위해서는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나누어 온 사이다. 오랫만의 모임이라 반갑다. 이런 기회가 아니고서야 다수를 한 자리에 모으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일기예보와는 달리 라운딩 도중 비가 소강상태를 보여 무사히 라운딩을 마칠 수 있었다. 절묘하게 비를 피했으니 행운이다. 특히 연세가 많은 안공혁 전 협회장같은 분들을 위해서는 더 없이 다행스런 일이다. 안 회장께서는 얼마 전 그 연세에 수술까지 하셨다는데 말이다.  최근에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김종창 전 금감원장도 참석하였다. 현직에서 물러나니 한결 여유로워 보인다. 김원장은 내가 런던에 근무할 때 재경관으로 모셨던 분이다. 심성이 워낙 고운데다가 겸손하셔서 런던에 재직할 때 금융기관 주재원들이 이 분의 인품을 많이 흠모해 마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문회장 등 현 협회 관계자 두 분을 포함하여 3개팀, 12명이 라운딩에 참석하였다. 비전힐스CC는 처음 방문인데, 서울에서의 접근성이 뛰어나고 코스 설계도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어 언제고 다시 한번 꼭 방문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라운딩 후 현직시절에 늘 그래왔듯이 권커니 잣거니 술잔이 허공을 오고 간다. 처음에는 손수운전 때문에 잔득이 몸을 사렸으나, 협회 진행자가 대리운전제공을 선언하자 바야흐로 술잔 회전에 속도가 붙기 시작해 참석자들 모두 제법 얼큰해 졌다. 늘 보아 왔지만 협회 직원들은 이것 저것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세심하게 잘 챙겨주어 오랫만에 흐뭇한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골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산CC 라운딩  (0) 2011.05.06
이포CC 라운딩 무산  (0) 2011.05.01
레이크우드 CC - 보우회 골프모임  (0) 2011.04.22
곤지암 CC에서의 실전 라운딩  (0) 2011.04.18
친구로부터의 사사  (0) 2011.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