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실크리버CC

양현재 사색 2011. 6. 21. 00:20

6월17일(금) 07:07부터 3팀. 새벽 4시30분 서부사장, 전사장과 카푸울로 이동하다. 실크리버는 충북 청원군 남이면 산막리에 소재하고 있다. 2004년 11월에 정식 오픈을 하였으니 개장 7년째다. 새벽길을 서두른 덕택에 공덕동에서 1시간 30분이 소요되었다.

 

이번 대한화재 임원모임은 정진호 이사의 주선으로 이곳에서 갖게 되었다. 지난 달 참석을 못한 김동우 부사장과 안영구 사장이 참석하여 모두 10명이 함께 하였다. 김후석 사장만 참석하지 못했으니 이만하면 100% 참석한 거나 다름없다. 1조는 서득주, 김건백, 전해룡, 조기동, 2조는 김낙문, 정진호, 안영구, 3조는 김동우, 이병규, 이창길로 구성하였다.

 

조편성을 하고 보니 우리 3조는 모두  대한화재 노장들로 구성이 되었다. 세사람이 오랫만에 함께 샷대결을 하게 되니 반가왔다. 김동우는 그동안 필드출전이 뜸했다며 엄살을 피우더니 샷이 장난이 아니다. 안정된 드라이버샷에, 아이언샷도 정교하다. 그간 담금질을 단단히 한 모양이다. 이병규 상무도 최근 어깨 수술을 한 탓에 후유증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예전의 샷감각이 여전하다. 김동우가 88타로 가장 낫고, 내가 90타, 이상무가 94타였다. 나는 파를 전반 3개, 후반 4개로 7개나 낚은 반면, 더블보기도 전반 4개, 후반 3개로 7개를 범해 이번에도 90타의 벽을 넘지 못했다. 드라이버샷은 지난 번 보다 안정된 반면 아이언샷에서 미스샷이 많았던 게 문제였다. 어프로치에서 두번의 미스가 있긴 했지만 일단 심리적으로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어프로치가 되니 3퍼트가 사라지게 되었으니 일석이조다.

 

후반 8번 파3홀에서 앞팀의 사인을 받아 내가 티샷한 볼이 그린을 벗어나 오른쪽에 떨어졌다. 핀까지의 거리는 15미터. 앞팀이 홀아웃을 한 뒤 다음 홀로 이동하는데, 정진호만이 남아서서  나의 어프로치샷을 확인하겠단다. 농담 잘하는 쾌활한 이 친구가 나의 어프로치 연습샷을 지켜보면서 "내가 저거 들어가면 1억 내놓는다"고 구찌가 들어왔다. 잠시 어드레스를 풀고 주위 동반자와 캐디에게 "다들 들었죠?"하고 다짐을 한 뒤 신중하게 그러나 자신있게 '코킹, 그리고 헤드 떨구기'의 필살기를 던졌는데 이 볼이 데굴데굴 구르더니만 정확히 핀을 맞추고는 들어갈 듯 내려 꽃히더니 그만 팅겨나오고 말았다. "아이구, 조금만 약했으면 그대로 빨려들어가는건데, 오메, 1억 날렸네!" 정진호를 평생 쫓아다니면서 괴롭힐 수 있었는데, 이 절호의 기회를 날리다니......

 

참으로 신기하고 유쾌하다. 유사부의 가르침을 머리속에 그리면서 단지 핀까지의 거리에 해당하는 어프로치샷을 했을 뿐인데 오차가 없다니 말이다. 더욱 연마해야 겠다는 용기가 생긴다.

 

실크리버(Silk River) CC는 클럽하우스의 분위기가 국내의 일반 그것들과는 사뭇 다른 이국적이다. 나즈막한 구릉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청동지붕과 미송나무의 거친듯 세련된 내부 미감. 골프장의 소유자가 재일교포라고 하니 아마도 그런 영향을 받은듯 하다. 야외에 냉탕을 설치한 점도 세심한 배려로 보인다. 온탕, 열탕을 거친 뒤 야외 냉탕에 몸을 담그니 라운딩의 피로를 깨끗이 씻어낼 수 있었다.

 

코스에 들어서면 완만해 보이지만 정교한 전략이 없으면 안되는 어려운 코스였다. 코스레이팅이 73.8이라니 그럴 법 하다. 그린이 보이지 않는 블라인드 홀이 많고, 벙커만 88개고, 그린도 커서 소위 '3퍼트 공장'이라고 불린단다. 파5홀이라고 무조건 우드를 잡기보다는 세컨드샷을 전략적으로 보내는게 필요하고, 2단 그린이 대부분이므로 온그린도 신중한 판단이 앞서야 한다. 언제고 다시 한번 도전해 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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