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8일(토) 07:19 Tee-off. 경기도 여주군 강처면 부평리소재. 새벽 4시30분에 출발을 하여야 하니 잠을 잔다고 누웠지만 거의 가면상태로 밤새 몇 번이나 뒤치락 거렸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요즘은 5시면 훤해지니 새벽길 운전이 훨씬 용이하다.
오늘은 국내 온라인자동차보험업계에서 만난 각사의 CEO들과의 회동이다. 국내에는 온라인 전업회사가 4개사가 있는데 이 가운데 Axa는 프랑스인이 대표를 맡고 있어 별도의 교류가 없으나, 나머지 3개사는 모두 내국인 사장들이어서 손해보험업계 전체 사장단회의시에 만나면 각별한 우의를 나누어 오던 사이다. 그런데, The K의 송면섭사장과 내가 퇴직을 하면서 현대하이카의 허정범 사장만 남게 된 것이다. 오늘 모임은 허사장이 주선하여 송사장과 나, 그리고 나의 전임자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최세훈 대표를 초청하였으나, 최대표가 갑작스런 출장일정 때문에 3사람이 라운딩을 펼쳤다.
캐슬파인은 2004년 3월 정식 개장을 하여 만 7년이 된 18홀의 골프장이다. 골프장 입구가 유럽식 저택모양을 갖추고 있어서 반가왔다. 먼싱웨어 매치플레이대회가 진행 중에 있어 입구에서부터 클럽하우스에 이르는 도로를 따라 국내 프로선수들의 사진이 내걸려 있다. 그동안 64강이 가려졌고, 오는 9월23일부터 25일까지 최종대회가 예정되어 있다. 클럽하우스 로비에는 현재 인기리에 상영중인 영화 "써니"의 촬영장소였음을 알리는 안내사진도 걸려 있어 이래저래 내방객들의 호기심을 끌고 있다.
우리는 Lake Course에서 출발하여 Valley Course를 돌았다. Lake Course는 첫 홀부터 시작해서 모두 5개의 연못을 끼고 설계되어 있었는데, 전체적으로 주변 구릉지와 잘 어우러지게 배치되어 있었다. 2개홀은 드라이버샷 공략이 어려울만큼 심한 도그래그여서 우드나 롱아이언으로 200야드 안짝을 보내야 했다. 두 홀 중에 한 홀은 하이브리드 2번으로 티샷을 해서 재미를 보았는데, 두번째 홀은 캐디의 조언을 좇아 드라이버를 콘트롤샷으로 했는데 막창이 나서 깊은 러프에 빠지고 말았다. 캐디의 조언을 절대적으로 따르기 보다는 자신의 비거리를 감안하여 클럽을 선택했어야 옳았다. Valley Course는 전반보다 난이도가 높았고, 후반 들어가기 앞서 송사장의 강권에 그늘집에서 셋이서 막걸리 두통을 비우는 바람에 첫홀부터 샷이 흔들려 그만 리듬을 잃고 말았다. 허사장께서 홀마다 친절히 공략포인트를 안내해 주었고, 홀간 이동시 산속을 산책하는 듯한 상쾌함과 삼림욕의 정취를 느낄 수 있어 흩으러진 감정을 얼마큼은 추스를 수 있었다.
오늘은 벙커샷이 유난히 난조를 보였다. 페어웨이 벙커샷의 경우 볼을 직접 가격하여 빠져 나와야 하는데 그게 뜻대로 따라주지 못했고, 그린 주변의 벙커의 경우 모래가 워낙 부드러워 볼만 살짝 퍼올리는 샷을 해야 하는데 이것도 마음대로 안되었다. 벙커의 위치와 벙커 모래의 종류에 따른 벙커샷 요령을 확인해야 겠다. 지난 번 라운딩에 이어 이번 라운딩에서도 어프로치샷은 만족스러웠으나, 온그린 된 볼을 되도록 많이 원퍼팅으로 막아내야만 스코어를 줄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어프로치샷을 좀 더 홀에 가깝게 붙여야 하겠고, 두번 째는 퍼팅감각을 좀더 끄집어 올려야 할 것이다. 요컨대, 어프러치샷과 퍼팅의 연마다.
오늘 만난 캐디는 원래 말 수가 없는건지, 동반 플레이어들이 마음에 안맞는건지 라운딩 내내 불편했다. 캐디도 손님 하기 나름이겠지만, 어쨌건 캐디와 호흡이 안 맞는 경우에는 플레이가 꼬이게 되는 건 사실이다. 이런 분위기에서도 허사장은 워낙 법인영업에 베테랑이어서 옆에 있는 사람을 마음 편하게 배려해 주는데 소홀함이 없다. 늘 그랬듯이 잰틀맨이다. 퇴직한 업계 경쟁자들까지 챙겨 주니 그 마음 씀씀이가 또한 한없이 넓지 않은가? 모쪼록 오래오래 현직에서 승승장구 발전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