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이야기

2022-03(1)

양현재 사색 2022. 4. 27. 15:32

3월4일(금)

 

바람결이 고와라
누가 빗질해 보냈는지
겨우내 길러낸 나무의 꿈
나이테를 돌아 나와
가지끝에서 움트고 있는
새 날을 기다리는 
저 생명의 숨결

그 속에
당신도 있어요
가슴앓이는 아지랭이에
풀어버리고
바람을 부르자
탄생이 아픈 
어느 봄날

 

3월11일(금)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듯 하늘은 어둡다. 한 낮의 기온은 18도.

오늘은 금요일. 이번 주말엔 비소식이 있다.

봄비가 대지를 적시면 자연은 새생명의 기지개를 켜고 나뭇가지엔 파란 봄물이 들것이다.

 

봄볕이 한 켜 쌓인 놀이터
작은 가슴 부풀어 오른
병아리들의 아우성
그 자리마다 새싹이 돋는다

봄의 속살까지 비추는 햇살
바람은 남녘 꽃소식을 나른다

다시 갈 수 없는 
아련한 그 시절
고향의 봄이 그리워
꿈 속의 얼굴들도

 

3월14일(월)

 

간간히 뿌리는 비! 

나뭇가지마다 파란 봄물이 든다.

오늘도 전국적으로 비. 아침 하늘은 어둡다.

 

그만 일어나라고
속살거리는 봄비

간 밤에 목축인 새싹들
성긴 흙틈으로 고개를 내밀고

방금 눈꼽 뗀 산
겨우내 품었던 뭇생명
흔들어 깨운다

파아란 비 뿌리는 봄날
올 소식 없는데

누굴 기다리나
이 질긴 그리움

 

3월16일(수)

 

한낮의 기온이 16도까지 올라가는 완연한 봄날.
남쪽을 여행중인 친구가 매화향기를 사진에 담아 보내왔다.

전국방방곡곡 명산대첩을 골라 한주일씩 여행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바닷가 모래알 만큼
밤하늘에 별만큼이나
수많은 사람들 중에
어느 누군가는
세상이 어찌되어도 변치않는
가슴속에 남을만치 
그냥 좋은 사람
늘 기대고 싶은 사람

그 인연이 슬프고 안타까워도
가슴속 빛나는 별 하나로
처음이자 마지막 인연으로
간직하고픈
사람

 

3월17일(목)

 

목요일. 하늘이 무겁게 내려와 앉았다. 오늘 늦은 밤부터 비가 내린단다.
오늘 저녁엔 회사를 옮긴 큰 딸 아이가 자축 식사를 초대받아서 간다.

옮겨가는 곳에서도 제 역할을 잘 해내길 기원한다.

 

봄빛
찬란을 덮은 먹구름
눅진한 어둠 속
작은 어깨에
그보다 작은 하루를 메고
일터로 향하는 사람들
눈물겨운 풍경
무채색의 꿈들이
봄비에 젖는다

 

3월18일(금)

 

간밤에 뿌리던 빗방울은 그치고 하늘은 어둑. 점심 나절에 잠깐 비소식. 토요일인 내일은 전국적으로 종일 비.

산간지방엔 눈소식까지.
어제 큰 딸 부부와의 저녁식사는 유쾌! 대견하기도 하고 내가 이젠 나이들었다는 생각도 드는 시간이었다.

 

그리움을 떠올리는 건
늘 가슴 떨리는 설렘

어설픈 장난기
입가에 번지는 미소

눈을 마주하면
정신이 아득

마음속 담았던 고백 
꾹꾹 누르고

이 시간이 다 가기전에
아쉬움일랑 남기지 말고
눈물접고 웃으며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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