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이다. 바쁠 것도 서두를 일도 딱히 없는 요즘의 일상. 그래도 30년 다람쥐 챗바퀴생활에 길들여진 나는 괜히 기지개를 펴본다. 봄이 완연하다. 점심약속시간에 맞추어 집을 나선다. 딴 때 같으면 택시를 잡아탈 일이지만 양재역에서 지하청을 내려 마을버스를 기다린다. 나처럼 한가한 사람들인가? 따스한 봄 볓에 졸듯 말듯 무심한 표정의 사람들과 뒤섞여 마냥 버스를 기다린다. 택시를 잡아 탈까 하는 조바심을 잠시 잡아매고 족히 15분을 기다려 버스에 오른다. 이 시간에 오가는 이 사람들은 대체 뭘하는 사람들일까?
aT센터 높다란 11층에서 내려다 보는 양재천과 대치동 방향, 청계산 풍경이 아름답다. 온종일 벌통같은 선릉 사무실에 들어 앉은 내 모습과는 영 딴 세상이다. 정문섭 전무, 홍기완 원장 그리고 홍경선 사장과 점심을 하다. 30년 이상을 공직에 몸 담은 두 분의 일생역정이 우리네 민간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역시 사무실에 돌아와 앉으니 답답하다. 창문 하나 없는 이 방에서 봄을 맞이하여야 하나보다. 무덥고 갑갑하여 피트니스센터에 내려가 몸을 풀다. 땀만 날 뿐 상쾌한 기분은 없다. 왜 그럴까? 무엇이 나를 이토록 갑갑하고 초초하게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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