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복강경 담낭절제술 - 아내의 퇴원

양현재 사색 2011. 5. 14. 23:38

내자가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입원 사흘만에 퇴원을 했다. 5월5일(목) 오후 2시에 입원을 하여, 5월6일(금) 오전에 수술을 마치고 수술한 다음날 퇴원을 한 것이다. 이날이 토요일이고 다음날이 일요일인데다가  화요일이 초파일로 공휴일이기 때문에 징검다리 연휴로 이어진다. 병원에서는 달리 치료를 할 것도 없다고 하고, 전문의들도 당직근무자들을 제외하고는 휴무이기 때문이었다. 수술시에 배속으로 주입한 가스가 남아있고. 수술부위가 완치된 것도 아니어서 거동도 부자연스럽지만 환자 본인이 퇴원을 적극 원하고 있어 담당의사와 상의 후에 퇴원을 결심하게 되었다. 두 딸과 함께 일찍이 집을 나서서 병원으로 향했다. 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씨지만 퇴원을 한다니 공연히 들뜬 기분이 들었다.

 

이번에 제거수술을 받은 담낭은 간에서 지방질의 소화 및 흡수를 돕기 위해 만든 소화효소인 담즙을 저장해 두었다가 음식 섭취 시 장으로 보내 소화를 돕는 역할을 하는 부위이다. 이번 시술은 복강경 담낭절제술이었는데, 말 그대로 작은 카메라를 복강내로 삽입하고 그 카메라를 통하여 보여지는 복강내부의 영상을 수술자가 환자의 몸 밖에서 화상 모니터를 보면서 수술을 하는 방식이다. 때문에 과거 레이저 수술과 달리 레이저를 쓰지 않고 복강 내에서 수술을 할 수 있는 복강경 기구들을 이용하여 담낭을 절제한다. 과거에는 담석증이나 담낭 폴립으로 담낭절제술이 필요한 경우 약 20 ~ 30cm 정도의 피부절개를 통해 담낭을 제거했으나, 복강경 수술의 도입으로 배꼽에 10 ~ 12 mm, 그리고 상복부에 약 2 ~ 5mm 크기의 3 군데 피부절개로 담낭을 절제할 수 있어 수술 후 흉터가 거의 생기지 않으며 수술 후 통증도 심하지 않게 되었다. 수술에 필요한 검사에서 정밀검사가 필요한 부분이 있거나, 수술 후 상처감염, 담즙누출, 출혈 등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약 1%의 확률)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수술 후 2 ~ 4일 경에 퇴원을 하게 된다. 복강경수술은 2006년 6월1일부터 의료보험적용이 되어 환자부담분은 약 130 ~ 150만원 정도(5인 병실 기준)가 된다. 흔히 복강경 담낭절제수술을 받은 사람을 '쓸개가 빠진(?) 사람'이라고들 하는데, 담낭을 제거함으로써 약간의 소화장애나 거북함이 있을 수 있으나, 이는 대부분 일시적인 현상이고 약 1개월 뒤에는  적응을 하여 정상적인 식생활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복강경 담낭절제술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수술상처가 작아 미용적인 효과가 탁월하고, 통증이 적으며, 따라서  입원기간이 짧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모든 경우에서 복강경 담낭절제술이 가능한 것은 아니고, 수술 중 담도와 혈관에 개인적인 해부학적 변이가 있는 경우, 출혈이 심한 경우, 염증이나 과거 수술, 혹은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인한 심한 유착으로 복강경 수술이 힘들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환자의 안전과 합병증의 최소화를 위해 약 1 ~ 3%에서는 개복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아직까지 담석 형성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진 바는 없지만, 담즙에는 콜레스테롤, 담즙산, 빌리루빈, 수분, 전해질, 면역체 등의 구성성분이 있으며 담낭에서 일시 저장했다가 필요시 담도를 통해 십이지장으로 분비되는데, 이 구성성분이 과다하거나 혹은 균형이 깨지는 경우 용해된 상태가 아니라 결정을 형성하면서 결국 돌처럼 단단한 구조로 되는데 이를 " 담석"이라고 한다. 담낭용종(폴립)은 대부분 구성성분인 콜레스테롤이 뭉쳐서 생긴 콜레스테롤 용종이 가장 흔하고 악성종양으로 진행되는 경우는 별로 없다 한다. 간혹 콜레스테롤 용종이 아닌 진짜 종양이 있는 경우가 있으며 환자 자신의 유전적 성향에 따라 악성종양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한다.("세브란스병원  연대 의과대학 외과학 교실 자료 참조") 세브란스병원은 1년에 약 700 ~ 800명의 환자들의 복강경 담낭절제술을 할 만큼 이 수술에 높은 평판을 얻고 있다고 한다.

 

수술 후 담당수술팀은 담당의사를 통해 내자의 몸 속에서 절제한 담낭의 내부 물질을 환자 가족인 우리들에게 전달해 주었다. 이들은 투명비닐 봉투에 담겨 있었는데 고운 모래처럼 분말 형태로 검은 색을 띄고 있었고 그 양도 적지 않아 놀라웠다. 신비한 우리 몸의 구조가 아닐 수 없다. 몸 속 장기에 어찌 저런 놈이 들어 앉아 있었단 말인가? 또 현대 의술은 이것을 정확히 드러낸단 말인가? 의료진의 노고에 그저 머리 숙여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달한다. 빈집에 온 가족들이 함께 돌아오니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 "인우"가 뛰쳐 나오며 내자를 반긴다. 나와는 잘 사귀질 못해 내 기척만 들려도 소파밑으로 쏜살같이 숨어 버린 놈이 그런 위험도 갘수하며 용감하게 며칠간 집을 비웠다가 돌아 온 내자를 반기는 모습을 보니 나와는 앙숙지간인 동물이지만 기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