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살라에는 곳곳에 볼거리들이 넘쳐난다. 대부분의 볼거리들이 도보로 연결되어 있어 발길 닿는대로 걸으며 이곳저곳 기웃거리는 것만으로도 시간 가는줄 모르고 신기하고 즐겁다.
특히 이 지역에는 티베트 불교에 푹 빠져 장기 체류를 하고 있는 서양인들이 적지 않아 어느 곳을 가나 관광객들로 북적거리는데, 이들 무리에 섞여 지내다 보면 그냥 호기심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다른 류의 '설레임 또는 유혹의 감정'같은 것을 느끼게 된다.
Temple Road와 Jogiwara Road에는 티베트 전통 불교용품, 의류, 장신구 등의 기념품 판매점들이 늘어서 있다. 고급 탕카나 카펫, 보석을 판매하는 상점들도 있으나 티베트인들 보다는 인도인들이 운영하는 가게들이 대부분이고 물건값도 인도의 물가수준을 감안할 때 만만치 않았다. 나는 어느 여행지를 가거나 현지의 특산 기념품을 구입하는 취미를 갖고 있다. 값도 싸고 부피도 작으면서 두고두고 여행지에서 받았던 감동을 반추할 수 있어 좋다. 망명지에서 고된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티베트 사람들에게 작지만 도움을 준다는 의미도 있을 것 같아 티베트인 상점에서 마니차(Manicha)라고 하는 기도 바퀴를 하나 구입하였다.
각국의 여행객들이 방문하는 곳답게 먹을거리도 풍성하다. 꽤 높은 평판을 받아 온 식당만 하더라도 이탈리안 키친, 일본 식당, 야크 레스토랑, 인도, 티벳 식당들이 즐비하다. 말 그대로 이곳에서는 무엇을 먹을지가 고민이 아니라 뭘 먼저 먹어야 할지 행복한 고민을 해야 하는 그런 곳이다. 또 인도의 다른 지역에 비해 술인심(?)도 후해서 가지가지 종류의 시원한 맥주를 폭넓게 선택하여 마실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버스터미널 광장 맞은편 오르막길에 있는 잉글리시 와인숍(English Wine Shop)은 영국식 팝(Pub) 분위기를 제대로 갖추고 있어 그간 절제된 마음의 끈을 풀어 놓을 수 있는 곳이었다. 유감스럽게도 우리 일행이 이곳을 찾아 들어섰을 때는 이미 입추의 여지가 없을 만치 만원이어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장기체류자들이 많은 탓에 티벳 문화와 관련된 각종의 강좌들도 끊이지 않는다. 한식당, "도깨비"에서 받은 16페이지 짜리 지역신문 "Contact"에는 요가강좌, 티베트어 강좌, 티베트요리 강좌와 같은 광고가 엄청나게 많았다. '200시간 짜리 요가교습자격과정(200 Hrs Certified Yoga Teacher Training Course)"에서 부터 "손금보기 교습과정(Palm Reading Course)"까지.
오일 맛사지를 한 번 받아보겠다고 일행들과 맛사지숍을 방문했으나 맛사지사가 한 명뿐이라며 2시간이나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역시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 했다. 제한된 일정의 한계라고나 할까?
갈수기인 4 ~ 7월에는 물 부족이 심각할 지경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우기에 속하는 기간이어서인지 오후 내내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습도가 높아 호텔방안의 침구가 온통 눅눅하다. 특히 1, 2층에 숙소를 배정받은 일행들은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우리는 3층 방을 배정받았으나 다행이라는 생각보다는 다른 일행들이 가질 불편을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이 들뿐이었다.
저녁 나절 잠시 비가 그친 사이로 잠깐 동안 파란 하늘이 수줍게 얼굴을 내밀고, 해발 2,975m의 트리운드(Triund) 설산도 손에 잡힐듯 하다. 트리운드 설산은 하루 일정의 트레킹코스로 각광을 받는 곳이다. 시간만 허락되었다면 하루쯤 짬을 내어 정상까지의 트레킹에 도전해 보았을텐데...
주위에 어느덧 살며시 어둠이 내려 앉으며 어느 순간 하늘에 저녁 노을이 사무쳤다.
이걸 그저 '아름답다'는 말 이외에 달리 표현할 적절한 방법은 없는 것일까?
하늘에는 노을을 머금은 구름이 갖가지 수채화를 그려낸다. 얼굴에 부딪는 밤바람은 상쾌하기만 한데 가슴은 자꾸 불타 오른다.
타타씨를 비롯하여 우리 일행 5명은 호텔 옥상에 올라와 자연이 내린 선물을 완상하며 아예 시간줄을 놓아 버렸다.
태양이 숨이 꼴깍 넘어가듯 져 버리는 시간
뜨거운 불덩어리 가슴으로만 안을 수 없어
그리움이 왈칵 밀려온다.
그리움의 가지끝에서 움투는 사랑
얼마나 보고싶으면
가슴은 이리도 저미어 오고
한숨은 애절한 시어(詩語)가 될까?
*다람살라 시내 번화가
*시내의 불교사원
*비가 잠깐 멈춘 사이에 푸른하늘이 얼굴을 내밀고, 멀리 트리운드 설산이 보인다
*저녁 노을이 빚어낸 아름다운 하늘 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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