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Oh, Alas! 시도쉬핑

양현재 사색 2011. 4. 15. 11:24

요즘 신문지상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곳은 내가 4개월여 몸을 의탁했던 곳이다. 세무관계로 관계기관의 조사를 받는다 하더니 급기야 엄청난 금액의 세금을 추징받게 된 것이다. 참으로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이다.

 

이 회사의 회장님은 내가 보험사를 나오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이 회사에 흔쾌히 자리를 마련해 준 고마운 분이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이 분을 옆에서 보좌하면서 갖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기억이 난다. 옆에서 지켜본 이 분은  근검하고 정의롭고 겸손한 인품의 소유자이셨다. 몇개월 지나지 않아 외국 보험사 CEO로 옮겨야 겠다고 하자 축하해 마지 않으며 미래 행운을 빌어 주신 분이기도 하다.

 

이번 당국의 발표에 당신은 절차상, 내용상 문제가 전혀 없는 일이라고 강한 항변을 하고 있는 중이나 앞으로의 여정이 가시밭길이 될 듯 하다. 나는 마음이 아파 이대로 구경만 하고 있는게 도리가 아니다 싶어 오후에 불쑥 이 회사를 방문했다. 공교롭게 회장님은 출타 중이어서 함께 일했던 동료들 3명(한이사, 하이사, 정차장)만을 만나 차 한잔을 나누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왔다. 이 회사를 떠났어도 이곳 앞을 지날 때면 늘 사무실 빌딩쪽으로 목을 길게 빼고 그 짧은 시간의 인연을 그리워 하곤 했었다. 내게 이 회사와 함께 한 시간은 전체 직장생활 30년 중 가장 안정되고 평화로웠던 기간이었다. 이 회사 빌딩 옥상에는 하늘 정원이 조성되어 있어서 잠간씩 머리를 쉬곤 했었고, 그게 또 어떤 짝사랑 같은 감정으로 그립곤 했었다. 큰 회사의 조직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조직이지만 직원들간에는 따뜻한 우정, 신뢰가 흘렀고 업무부담도 그리 심한 편이 아니었다.

 

이 회사 사무실을 찾으니 옛날 모습 그대로이고 내가 떠날 때 물려주고 온 LR Book도 그대로 서가에 보여서 감개가 무량했다. 그러나, 회사 분위기는 침울했고,  무엇보다도 젊은 직원들의 상심이 커 보여 마음이 여간 짠 한게 아니었다. 내가 힘이 되어 줄 수 있으면 어떻게라도 이들에게 위로가 되고 싶다. 회장님 방문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나오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이들에게 행운이 있기를 간절히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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