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러 하듯이 무슨 큰 일을 앞두고 하나씩 준비해 나가며 하루하루 날짜를 꼽을 때가 막상 그 일을 닥쳐 치루어 낼 때 보다 훨씬 가슴 설레고 흥분되는 순간이다. 어릴적 소풍이 그랬고, 나이 들어 여행을 떠나는 일이 또한 그러하다.
전생의 어떤 깊은 인연이 나를 이곳 인도로 인도하지 않고서야 이렇듯 불현듯 길을 나설 생각을 어찌 할 수 있었을까?
여행지가 인도에서도 오지인 북인도 라다크(Ladahk) & 레(Leh)지역인지라 일상용품부터 챙겨야 할 준비물이 만만치 않다.
준비물 목록
1. 배낭 - 55L 새로 구입, 배낭커버(방수용 커버가 배낭에 부착되어 있어 별도 구입 불필요),
항공용 배낭커버(배낭을 수화물로 탁송하기 때문에 방수용 커버만으로는 배낭전체를 감쌀 수 없음. 지퍼용으로 되어 있는 커버구입을 적극 추천; 나는 트래블메이트에서 인터넷으로 구입)
작은 배낭 - 평소 등산할 때 사용하던 것이면 충분(기내 반입이 가능하고, 여행지에서 무거운 큰 베낭은 숙소에 남겨두고 이 작은 배낭을 이용하면 매우 편리
2. 허리 쌕 - 여권, 현금 보관용. 더러 디카나 핸드폰도 넣을 수 있어 편리. (여행사에서는 복대를 권하나 크기가 너무 작아 차라리 적절한 크기의 허리 쌕이 좋음)
3. 침낭 - 일정 중 텐트에서의 1박이 포함되어 있긴 하나 침낭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님. 그러나 호텔의 침구 청결상태가 좋지 않으므로 침낭을 소지하는 것이 기분상으로나 위생상 깔끔.실제로 일행 중 젊은 여성 1명은 마지막 날 심한 가려움증에 시달려 보기에도 끔찍했음.나는 호텔의 침대 이불을 아예 침대 밑바닥으로 걷어내고 침낭 속에 들어가 지냈음. 요즘에는 침낭무게도 아주 가벼워져서 여행에 결코 큰 짐이 되지 않음. 여성들의 경우에는 야간버스로 장거리 이동시 침낭을 담요로 이용하기도 함
*옆자리 동반자의 조언 - 큰 비닐이나 국내 등산시 통상 가지고 다니는 등산용 비닐돗자리를 가져가서 이것으로 호텔침대의 담요를 감싼 뒤에 그 위에 침낭을 펴면 청결문제도 해결되고, 담요의 온기도그대로 유지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는 조언을 해 주었다. 아주 기발한 생각이다.
4. 의류 - 긴팔 티셔츠 2, 반팔 티셔츠 3, 양말(두툼한 것) 5, 팬티/런닝셔츠 5(기능성으로 준비하면 손빨래가 손쉽고, 밤새 말릴 수 있어 유용), 긴 바지 2, 반바지 1, 얇고 따듯한 스웨터나 가디건 1(기내 또는 야간 이동시 착용), 바람막이 1(방풍, 방수가 되는 것), 아주 얇은 겨울용 속내의 1벌(나는 가져가지 않았으나 텐트숙박시 담요/침낭만으로는 추위를 피하기가 다소 어려웠움.짐이 안될 정도면 휴대), 우의(모자 달린 것이면 족함. 우산이 소용되기는 하나 짐이 된다는 단점이 있어 권할만 하지는 않음)
5. 신발 - 나는 등산화를 신고 갔으나 트레킹화면 충분. 트레킹화가 없으면 굳이 새로 구입하지 말고 평소 신던 발이 편한 운동화도 무방(인도에서는 사원에 들어갈 때 신발을 벗어야 하므로 신고 벗기가 편리하면 좋음), 실내화(기내 및 호텔 숙소내, 또는 장거리 이동시 착용하면 발이 행복함), 더러 요즘 유행하는 고무로 된 여름샌달을 가져온 분들도 있었음(만약 짐이 된다면 현지에서도 대체품을 구입할 수 있음)
6. 모자, 세면도구 등 - 햇볕을 가릴 수 있는 챙있는 모자, 썬 글래스, 비누(세면용 & 세탁용, 여성의 경우 샴푸), 치약, 치솔, 로션크림, 썬크림, 스포츠 타올, 손톱깎기, (남성의 경우 면도기)
7. 휴지 등 - 화장용 휴지(인도 화장실에는 휴지가 없음. 호텔에서도 대부분 비치하지 않음. 인도인의 풍속상 휴지를 사용하지 않음), 물티슈, 숟가락/젓가락(나무 젓가락도 나름 유용), 보온병(고산지역에서 고산증예방에 따뜻한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효과적이고, 평소에도 생수를 담아 먹을 수 있음), 소형 전등(인도는 전기사정이 좋지 않아 야간에 화장실 가는 경우 절대적으로 필요. 저녁에 외출할 때 길바닥 곳곳의 소똥이나 개똥 피하는 데에도 유용), 알람용 시계(핸드폰을 휴대시 휴대폰의 알람기능으로 대체 가능), 다용도 칼, 디카(용량 사전에 체크 필요), MP3, 충전기, 멀티 어댑터는 필요하지 않음, 배낭을 숙소에 두고 외출하는 경우에 잠금용으로 소형 자물쇠(번호다이얼), 볼펜, 메모용 포스트 잇, 필기용 노트, 마스크(델리 시내에서 대기 오염을 피하거나 이동 중 비포장 황토길을 끝없이 달릴 때 먼지가 심하므로 필요), 에어베개도 긴요
8. 간식류 - 볶음고추장(튜브용), 백반, 스프용 죽, 사탕과자, 초코렛, 목캔디, 견과류, 츄잉 검(자일로톨)
*라면을 끓여 먹는 요령; 소형 전기 버너를 휴대할 것(일본 산요제품인데, 110/220볼트 겸용, 국내제품도 있을 듯). 커피 탈 물을 끓이거나 계랸삶을 때도 이용(간식용으로 훌륭).
*햇반이 무게때문에 부담이 되나, 몇 개 정도를 짐 속에 넣어 두면 큰 힘을 발휘할 때가 있음(식욕을 잃었을 때, 죽으로 끓여 먹거나, 중간에 라면에 밥말아 먹으면 밥심이 불끈)
*일행 가운데 한 분은 미수가루를 준비해 오셨는데, 이게 인기만점이었음. 새벽에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 식사대용으로는 그만(꼭 참고하시기 바람)
9. 비상약품 - 설사약(병원에서 조제받아 가는 방법도 있고, 정로환은 필수품), 소화제, 타이레놀, 종합감기약, 물파스
북인도는 모기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듯. 모기가 있어도 고산지대이어서인지 힘을 쓰지 못함
*어떤 세심한 여성분은 이로마향 액을 가져오셨는데, 여행중 불면증을 보일 때나 피로할 때 기분전환에 좋을듯(평소 이용하던 분의 경우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향 때문에 오히려 방해가 될 수도 있을듯)
* 일행 중 우황청심환을 지참한 분이 있어 고산증, 설사로 인한 탈수증세를 보인 대원들에게 복용케한 사례가 있었음.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1, 2알 정도 지참하면 자신을 위해서 쓸 수도 있겠고, 아니면 주위 사람들에게 큰 덕을 베풀 수도 있을 것임
* 고산증 대비; 출발 전 가장 걱정을 했던 부분인데, 인터넷에서는 다이아 믹스나 비아그라의 효능을 안내하고 있었음. 나는 용감하게 홈닥터의 처방을 받아 비아그라를 지참했고, 실제 50mg을 복용했으나 얼굴만 달아 오르고 전혀 효능이 없었음. 머리아픈 증세가 전혀 차도가 없었고, 오히려 얼굴만 후끈거려 온종일 쩔쩔 매었음. 따뜻한 물을 많이 마시고, 머리가 아플 때 쯤에 타이레놀을 복용하는 것이 예방이나 치료에 보탬이 되었음(고산증의 증세와 예방에 대하여는 나중에 따로이 정리해 볼 생각)
10. 예방접종 - 나는 (너무) 착실하게 국립중앙의료원에 가서 파상풍, 장티푸스예방접종을 하였고, 말라리아 약도 25일치나 처방받아 복용하였으나, 나처럼 준비한 분은 일행 중 2,3 명 정도에 불과함. 경비문제도 의외로 만만치 않거니와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11. 마지막으로 지퍼달린 비닐 백과 비닐봉지를 넉넉히 준비할 것을 적극 추천함 ; 호텔안에서나 버스이동시 쓰레기를 담을 수 있고, 그밖에 소소한 물건등을 비닐봉투에 담아 두면 짐정리도 깔끔. 밤새 세탁물이 마르지 않은 경우 이동 중에 보관용기도 되고 여러가지로 소용이 많이 됨. 또 어깨나 등에 멜 수 있는 쌕(마트 이용시 집에서 쓰는 헝겁 백도 괜찮음)을 하나 준비해 가면 간식류나 물을 담아 둘 수 있는데, 이동시 버스에 들고 탈 수도 있고, 언제나 쉽게 꺼낼 수 있는 (큰 배낭에 쑤셔넣기 적절치 않은) 소품들을 담아둘 수도 있어 요긴하게 쓰임.
12. 여권 등 - 생명 다음으로(부인/남편 빼놓고) 소중히 다루어야 할 것이 여권. 그래도 만약에 정말 만약에 분실하였을 경우를 대비하여 여권 사본, 사진, 인도 비자사본을 따로이 보관할 것. US$ (100달러짜리가 현지에서 환전시 환율우대를 받을 수 있음. 그래서 나는 100달러단위로 환전을 하였음), 신용카드, 만약의 경우 현금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ATM에서 출금이 가능한 신용카드면 더욱 유용
13. 나는 볼펜을 한타스를 별도로 준비해 갔다. 현지에서 어린이들을 만났을 때, 또는 티벳사원을 방문했을 때 동자승에게 한자루씩 선물했는데 무언가 소용이 되었으면 하고 주는 마음이 더욱 넉넉해 졌다.
14. 가이드 북 - 이번 여행길은 배낭여행이므로 목적지로 이동시 교통편과 숙소만 제공되고 나머지 일정은 참가자 자신이 스스로 짜야만 했다. 따라서 인도여행 가이드 북을 지참하는 게 필요하다.여행사의 길잡이 분도 가이드 북의 지참을 전제로 일행에게 간략하고 기초적인 지역안내정보만을 제공해 줄 뿐이었다. 나의 경우는 '프렌즈 인도/네팔'책을 구입하여 여행스케쥴에 나와 있는 지역정보부분만 따로 분철하여 지참하였다.
여행준비는 아무리 철저히 한다고 해도 빠뜨리는 품목이 있기 마련이지만, 그렇다고 지나치면 짐만 될 수도 있음. 현지에서 조달하는 것도 여행의 색다른 경험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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