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하늘이 참 곱다. 파란 하늘에 새털구름이 날고 있다. 아득히 먼 곳. 그곳엔 지금쯤 코스모스가 한창이겠지? 들판엔 땀의 결실들이 고개를 숙이고. 그리보면 남을 부려만 본 사람들은 웃자란 고개를 좀처럼 숙일줄 모르는 것 같다. 핏발 선 항변, 분이 넘치는 표정들... 그들을 저 들녘에 세워라, 허수아비곁에. 오늘은 금요일. 딱히 기다릴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반가운 날이다. 한 주일의 노동의 댓가로 찾아온 선물같은 날이다. 어둠을 밀치고 눈뜨는 아침 긴 장마에 삼세번의 태풍까지도 이겨낸 금빛 들녘 주렁주렁 늘어진 빛고운 사과 옹골지게 살이 차는 땀의 결실들 고개를 숙인다 익으면 고개를 숙일줄 아는 어김없는 대자연의 아름다운 법칙 비스듬히 서있는 허수아비 말없이 일러준다 이렇게 살라고 러시아 화가 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