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역 처마아래에서 비를 긋으며
7월22일(수) 비 잔뜩 흐린 하늘, 그 인내를 기대하며 우산없이 집을 나섰는데 갑자기 비가 내린다. 일기예보가 기상변화를 전혀 쫓아가질 못한다. 사무실이 3층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2층으로 이사를 오고나니 자연의 소리가 들려온다. 낙숫물 떨어지는 소리, 대나무가 창문에 부딪히는 소리, 아래층 일꾼들의 거친 외침... 나보다 먼저 집을 나선 아들녀석은 어찌 비를 잘 피했을까? 다 큰 자식 근심에 스스로 실소를 짓는다. 오늘은 우(雨)요일. 빗소리는 늘 마음을 정화시켜 준다. 반쯤 졸다 지하철을 내리니 예보에 없던 비가 발길을 막아선다 지하철입구 처마밑에 황망히 서서 무심한 하늘을 바라본다 집을 나설 때만 해도 긴가민가 했는데 날씨는 내 편이 아니었나 보다 거리를 두고 함께 멈춰선 팍팍한 삶들 한 사람이 ..